공식을 외우는 대신, 과녁에 활을 쏘는 것에서 시작한다. 두 가지 자연스러운 가정을 따라가다 보면 — 그 유명한 종 모양이 저절로 모습을 드러낸다.
화살을 무작위로 쏜다. 가로로 빗나가는 정도와 세로로 빗나가는 정도가 서로 무관하다고만 가정하자. 화살이 쌓이면, 중심에서 같은 거리에 있는 곳은 방향과 상관없이 똑같은 밀도로 박힌다. 오른쪽 그래프에서 그 "거리의 함수"가 매끈하게 드러나는 걸 볼 수 있다.
여기가 심장이다. "가로·세로 오차가 독립"이고 "방향에 무관"이라는 두 가정만으로, 확률밀도가 지수함수일 수밖에 없음이 강제된다. 카드를 따라 단계별로 읽어보라.
오차의 분포는 세 가지를 만족해야 한다: (1) 중심에서 가장 높고, (2) 멀수록 낮아지고, (3) 좌우 대칭이다.
이 "대칭 + 가운데 최대"를 수식으로 담으면 x²이 들어가야 한다. x²은 부호를 없애 좌우 대칭을 만들고(왼쪽·오른쪽 똑같이), 0에서 최소이며 멀수록 커진다. 멀수록 낮아지려면 x²이 음의 지수로 들어가야 하므로 이런 꼴이 후보가 된다:
과녁에 화살을 쏴 빗나간 위치를 가로 오차 x, 세로 오차 y로 나타낸다. 두 가정을 세운다:
가정 A (독립) — 가로 오차와 세로 오차는 서로 무관하다. 독립이면 확률은 곱이므로:
가정 B (회전대칭) — 빗나간 정도는 방향과 무관하고 중심 거리에만 달렸다. 거리는 r = √(x²+y²)이므로 p는 x²+y²의 함수다:
두 가정을 합치면 이 방정식이 나온다:
이제 이 방정식이 지수함수를 강제한다. 네 단계로 유도한다:
(1) y = 0 대입. f(x)·f(0) = g(x²). f(0)=A로 두면:
→ g를 f로 표현했다. 사라졌던 g의 정체가 드러나기 시작한다.
(2) 도로 넣으면 g가 사라지고 f만의 방정식이 된다:
(3) 제곱이 걸리적거리니 치환한다. h(t) = f(√t)로 두면 f(x)=h(x²)이고, a=x², b=y²로 놓으면:
(4) 이것은 "덧셈을 곱셈으로 바꾸는 함수"다. 연속함수 중 이 성질을 가진 것은 지수함수뿐이다(코시 함수방정식). 따라서:
멀수록 작아져야 하니 c < 0. 즉 f(x) = e^{−k x²}.
(사라졌던 g의 정체: g(x²)=A·f(x)이고 f(x)=e^{−kx²}이므로 g(s)=A·e^{−ks}. g도 결국 같은 지수함수였다. 처음 두 식은 완벽히 일관된다.)
심장 e^(−kx²)을 구했으니 나머지는 쉽다.
μ (중심 이동): x 대신 (x−μ)를 넣으면 종의 꼭대기가 μ로 이동한다.
σ (폭 조절): k = 1/(2σ²)로 두면 σ가 종의 폭을 조절한다. σ가 크면 넓고 낮게, 작으면 좁고 뾰족하게.
앞 계수 1/(√(2π)σ): 확률분포는 전체 넓이가 1이어야 한다. 위 식만의 넓이는 √(2π)σ이므로, 그것으로 나눠 넓이를 1로 맞춘다. (√(2π)는 e^(−x²)의 넓이가 √π라는 유명한 결과에서 나온다.)
종 모양처럼 생긴 함수는 여럿이다. 아래에서 하나씩 골라 비교해보라. 그런데 진짜 시험은 "같은 반지름 위의 점들에서 f(x)·f(y)가 일정한가"이다 — 회전대칭 조건. 지수함수만 이 시험을 통과한다.
이제 μ와 σ를 움직이며 곡선이 이동하고 늘어나는 걸 본다. 곡선 아래 넓이를 실시간으로 적분해 표시한다. 앞 계수 1/(√(2π)σ)를 곱하면 — σ를 어떻게 바꿔도 넓이가 항상 1로 유지된다.